2009년 02월 12일
성장하는 것은 선수 뿐만이 아니다! [이란전 리뷰]
1. 상대방의 특성을 파악한 선발
: 높이보다는 스피드가 위협적인 상대를 의식. 높이가 좋은 이정수보다 패싱전개와 스피드가 나은 조용형 투입. 강민수 및 정성훈을 통해 세트피스 시의 높이 보강.
2. 적절하고 기민했던 선수 교체
: 좌측 날개로 나온 박지성 고립 -> 염기훈 투입으로 물꼬를 틈.
: 실점 후 김동진 투입 -> 상대방을 따라잡기 위한 공격적 교체.
: 종료 10여분을 남겨두고 박주영 투입 -> 조커를 통한 역전 원샷 노림.
: 교체 선수 중 2명은 모두 해외파로 체력 안배에도 성공.
... 개인적으로 허정무 감독의 축구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지난해 감독이 되었을 때 상당히 부정적으로 전망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09년의 허정무는 2000년, 2005년의 그와는 다른 모습이었고, 클럽팀 감독으로서의 허정무와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스컴에서 이야기하는 세대 교체도 그렇고, 역대 감독들 중 그 누구보다도 과감한 기용(다소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을 통해 K리그에서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전술적으로도 상당히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초반에는 전형적인 4-4-2로 전개하다가 전반 정성훈의 교체 이후에는 4-3-3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게임을 전개하였고, 무엇보다도 뚜렷한 타겟맨 없이 게임을 풀어나가는 한국 국대로서는 놀라운(!) 모험수(?!)를 감행하였다. 역대 한국 국대 경기에서 이렇게 타겟맨이 없었던 것은 히딩크 이후 처음이다.
[히딩크 당시에도 안정환이 톱으로 올라가면 설기현이 포스트 플레이를 보조했었기에, 오히려 그 당시 이상으로 과감한 전술이었다 본다.]
어제 경기는 원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한국이 우세한 경기였으며, 수비는 견고한 편이었고,(이란이 무딘 공격을 펼친 것일수도 있겠으나) 타겟맨이 빠진 이후 좀 더 세밀하게 게임을 풀어나가자 게임은 지배권은 오히려 한국에게 넘어오는 양상마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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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음과 같다.
1. 이근호의 득점력이 최근 물에 올랐지만, 체력 조절은 아직 미숙한 듯 싶다. 최성국이나 전성기 때의 이천수처럼 공간돌파가 뛰어난 선수가 아쉬운 순간이기도 했다. 성남의 공격수 중에 이런 타입의 선수가 하나 더 있었던 듯 싶은데...
2. 기성용의 활약은 김정우의 묵묵한 백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리한 주문일지 모르겠지만 좌우 윙어 중 하나에게 중앙 쪽 백업 보조를 맡겨야 할 필요가 있었다 본다.[박지성이 중앙으로 온 후에는 좀 이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3. 박지성을 좌측 윙으로 쓰는 것은 어리석다. 좌측 스페셜리스트인 염기훈이 있다면 박지성은 과감히 우측으로 돌려야 한다. 이청용을 지난 시즌 아스날의 흘렙처럼 쉐도우로 쓰면서 박지성과 반복적인 스위칭 플레이를 시키는 것이 좋다. 이렇게 되면 이근호 혹은 장신 공격수 중 하나는 버려야 겠지만, 이쪽이 훨씬 강할 것으로 사료된다.
4. 박주영을 조커로 쓰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하지만 좀 더 투입을 빠르게 했음이 어떨까 싶다. 그에게 10분 뛰면 워밍업하다 끝나는 거다. 하지만 20분~30분이라면 골 찬스가 날 수 있는 시간이다.
5. 골키퍼 이운재의 존재. 아직 국대 수비가 불안하고 수비리딩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동시에 이운재의 작은 키는 수비수에게 그만큼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경기 초반, 비록 실패했지만 상대의 로빙슛에 이운재는 반응조차 못했다. 거기에 프리킥 슈팅은 현재 이운재로서 막을수 있는 게 아니었다.
또한 이운재가 페널티에 강한 것은 "철저히 기다리기 때문"인데, 이런 타입의 골리는 어느 정도 저돌적으로 나서줘야 하는 상황이 많은 셋피스에선 약해진다. 문제는 실점의 대부분의 상황이 요즘 축구에선 셋피스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종합 평가에서 이운재가 근소하게나마 가장 앞서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며, 동시에 국대의 정신적 버팀목이라는 보이지 않는 역할을 감안한다면 이 카드를 버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 국대 주장은 박지성이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시간 있는 것은 국내파이고, 국내파 선수중에 주장감이 있어야 이운재의 교체도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터인데... 이 딜레마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골키퍼는 한국 국대의 약점으로 계속 노출될 것으로본다.
# by | 2009/02/12 13:06 | Soccer : World | 트랙백 | 덧글(1)



